
영국 런던금융특구 시장을 지낸 마이클 마이넬리 박사가 한국이 직면한 현 정치적 혼란과 불확실성에 대해 “장기적 관점에서 한국의 국제적 위상과 신인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리치에서 자세히 소개한다.
마이넬리 박사는 지난 3월 2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 초청 강연회에서 ‘한국의 국제 신인도 제고와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 금융의 역할’을 주제로 무대에 올랐다. 마이넬리 박사는 전 런던시장(2023~2024)이자 현 런던상공회의소 회장이다. 세계 주요 도시들의 금융산업 경쟁력을 측정·평가하는 지수인 국제금융센터지수(GFCI)를 발표하는 영국 컨설팅그룹 지옌의 설립자이기도 하다.
마이넬리 박사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주요국 또한 정치적 불확실성이 상당히 높아진 것처럼 작금의 정치적 위기는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며 한국의 자유민주주의 수호에 대해서는 국제 사회의 오랜 믿음이 있다”며 “현재의 위기는 한국의 민주주의 수호와 헌법에 기초한 법치주의에 대한 강한 열망을 다시 한번 확인한 역사적인 기회”라고 말했다. 이어 “법이 모두에게 평등하게 적용된다는 인식은 한국이 글로벌 금융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필수 요소”라고 부연했다.
정치적 위기로 해외투자자들의 한국에 대한 신뢰가 약화하고, 한국에서의 자금 유출이 우려되는 상황은 아니냐는 물음에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금융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K-팝과 K-드라마 등 한국 열풍이 한국의 정치적 위기와 관계없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으며 한국의 첨단 기술력과 인재 등 글로벌 중심지로서의 우수한 여건에는 변함이 없는 만큼 한국의 금융산업 또한 이러한 한국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K 열풍이 글로벌 투자자들로 하여금 한국을 계속해서 중요한 투자처로 인식하게 할 것이고 한국의 금융산업 또한 이러한 문화적 현상을 지원하는 것을 넘어 이를 바탕으로 더욱 성장할 수 있는 시너지를 창출하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런던상공회의소 회장으로서 ‘런던의 많은 기업은 여전히 한국에 관심이 많고 비즈니스적으로 기회를 찾고자 한다”며 긍정적인 현지 분위기도 전했다.
지난주 지옌 그룹이 공개한 국제금융센터지수 37차 보고서에서 서울은 비상계엄에서 비롯된 정치적 위기에도 종합 순위 10위를 기록, 지난해 9월 기록한 11위에서 한 단계 상승했다.
마이넬리 교수는 “국가가 정치적으로 위기를 겪을 때는 그 국가의 주요 도시가 제 기능을 다하는 것이 중요한데, 한국은 서울·부산과 같은 훌륭한 도시가 여전히 역동적으로 기능하고 있다”면서도 “대외적으로 다른 글로벌 중심지와 네트워킹을 더욱 강화하고, 인공지능(AI) 규제 등에 국제적인 표준을 활용하는 등의 노력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의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구조적 문제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단순한 인구 감소에 따른 성장동력 약화보다는 오히려 한국의 기술력과 인재를 고려한다면 질적인 면에서는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김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