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주택시장의 가장 큰 변수는 정부의 정책을 들 수 있다.
실수요자 중심인 현재의 주택시장에서 대출 규제의 영향은 상당히 크다. 올해 주택시장의 또 다른 변수는 주택 공급이다.
공사비 증가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경색으로 민간 공급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3기 신도시 등 공공 주도의 공급이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기 때문이다. 리치에서 자세히 소개한다.
올해 주택시장의 주요 변수는 공급과 정책이다. 지난해 주택 분양 물량은 약 26만 호로 2023년의 21만2000호 대비 22.5% 증가했지만, 이전 10년 평균인 36만 호와 비교해 여전히 적은 물량이다. 과거 대비 감소한 공급이 주택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지적될 수 있다.
다만 수요가 줄어들면 공급 부족 이슈는 다소 희석될 수 있다. KB금융그룹은 2025년 부동산 보고서를 통해 “올해 주택 수요는 다소 감소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소득 대비 집값 비율(PIR)이 여전히 높아 가계의 주택 구매 부담이 큰 데다 대출 규제가 지속하면 수요 회복은 제한적일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투자 유망 부동산은 준공 5년 이내 신축 아파트와 분양 아파트를 꼽았다. 이는 신축 아파트 선호도 증가와 함께 신규 주택 공급 감소로 희소성이 높아지면서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재건축 아파트는 공사비 갈등과 사업 지연, 추가 분담금 문제 등 부정적 이슈로 2024년 대비 선호도가 크게 낮아졌다.
실제 올해 주택시장은 신축이 강세다. 특히 서울의 공급 부족 우려가 지속하면서 신축 아파트 희소성이 커진 영향이 크다. 여전히 신축에 대한 선호는 높지만, 가격 급상승에 따라 진입이 어려워지는 만큼 구축으로 눈을 돌리는 수요도 있어 가격 또한 상승할 여지가 있다.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통해 2021~2024년 서울 아파트 연식 구간별 매매 거래를 분석한 결과, 준공 10년 이하 아파트의 평균 매매 가격은 2021~2024년까지 4년간 연평균 9.1% 상승하면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이어 정비사업 건축 연한에 해당하는 30년 초과 아파트가 연평균 3.7% 오르며 10년 초과 30년 이하 재고 아파트(3.5%↑)보다 가격 변동 폭이 컸다.
집값 고점기로 꼽히는 2021년보다 2025년의 매매 가격이 더 올라 부담이 가중하면서 수요가 점차 식고 있다. 2021년 준공 10년 이하 신축과 준신축 아파트 매매 거래 비중은 22.3%에서 2025년 19.9%로 감소했다.
10년 초과 재고 아파트(10년 초과 30년 이하)와 구축 아파트(30년 초과)는 2022년 64.8%, 2023년 72.8%, 지난해 76.1%를 기록한 이후 올해 1~2월 기준 80.1%로 점차 증가세다. 이는 신축 아파트 가격 급등과 가계부채 관리방안 등으로 높은 현금 보유력이 요구되자 구축으로 수요가 점차 이동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지연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에 따르면 신축 공급 부족 우려가 지속하는 상황이지만, 가격 상승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다. 특히 6월부터는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 전기차 화재 대응 시설 구축 등의 의무화가 예고되면서 분양가 상승 압력이 강화되기 때문에 신축 아파트 매수 진입 장벽은 더욱 높아질 예정이다.
구축 아파트는 신축보다 주거 환경이 쾌적하지 않아 선호가 낮으며 30년 초과 재건축 단지는 사업 완공까지 투자 기간이 길기 때문에 가격 상승이 더뎠다. 하지만 최근에는 준공 30년 초과 아파트들이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구축 아파트 가격이 소폭 상승하기도 했다. 김 연구원은 “신축 선호가 계속되지만, 공급량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입지가 우수한 재건축 아파트 즉, 신축으로 변모할 가능성이 큰 단지 위주로 자연스레 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에 따라 당분간 신축과 연동되며 가격 오름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겨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