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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연의 풍미 담았다....고재윤 교수의 와인이야기  189
대자연의 풍미 담았다....고재윤 교수의 와인이야기  189
  • 고재윤 교수
  • 승인 2025.03.31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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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러브블록 와이너리

 

뉴질랜드의 와인 산지는 아열대 지역인 노스랜드부터 세계 최남단 포도원이 있는 센트럴 오타고까지 1600㎞에 걸쳐 펼쳐져 있다. 98%가 유기농법의 청정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역사는 짧지만 전 세계적으로 급부상하는 와인 국가 중 하나다. 청정 자연환경이 만들어 낸 소비뇽 화이트 와인부터 피노누아 와인까지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올해 3월 경희대 관광대학원 와인·워터·티 마스터 소믈리에 전문과정 입학식에 특강 강사로 뉴질랜드 러브블록(Loveblock) 와이너리 오너인 에리카를 운 좋게 모시게 됐다. 50여 명의 원생이 뉴질랜드 와인에 푹 빠질 때 뉴질랜드 와인투어의 추억이 새롭게 떠올랐다. 2024년 4월에 뉴질랜드 말보로의 아와테라 밸리 포도밭에서 에리카를 만나 포도밭을 둘러보면서 와인 테이스팅을 했고, 한국에 방문하면 꼭 경희대에서 러브블록 와인 특강을 부탁했는데 약속을 지켜주었다. 


아침 일찍 말보로 아와테라 밸리에 있는 러브블록 작은 하우스에 도착하니 아침 햇살이 포도밭을 뜨겁게 비추고 있었다. 이곳을 방문하는 와인 바이어에게 와인 테이스팅을 위해 지은 작은 하우스는 큰 나무에 둘러서 쌓여 있었다.

뉴질랜드의 유명한 킴 크로포트 와이너리의 전 오너였다는 정보를 갖고 에리카를 만났는데 너무 서민적이고, 아름다웠으며 우리 일행을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포도밭 테루아를 보기 위해 에리카와 함께 자동차로 산언덕을 올라갈 때의 언덕 경사지의 포도밭, 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한 폭의 아름다운 풍경화는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1996년 에리카와 킴 크로퍼드는 뉴질랜드 북섬 오클랜드에서 작은 규모로 킴 크로퍼드 와이너리를 창립했다. 창립 2년 만에 미국 시장에 수출한 소비뇽 블랑 와인이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7년 만에 미국으로 수출하는 와이너리 중 10위권으로 성장했다. 4년째 되던 해인 2000년에는 뉴질랜드 남섬 북단에 있는 말버러 지역으로 이사하고, 최첨단 시설을 갖추면서 본격적으로 와이너리를 운영했다.

2003·2004·2006·2008년 소비뇽 블랑이 세계적인 와인 잡지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가 선정하는 ‘올해의 100대 와인’에 선정되면서 혜성처럼 와인산업계를 놀라게 했지만, 2003년 킴 크로퍼드 브랜드를 캐나다 회사인 빈코 인터내셔널에 1480만 달러에 팔았다.


에리카와 킴 크로퍼드는 킴 크로퍼드 브랜드를 팔고 새로운 브랜드 러브블록 와이너리를 위해 말보로의 아와테라 밸리 정상에 올라 새로운 양(羊) 방목지를 발견하고 사랑에 빠졌다. 에리카와 킴 크로포드는 양 방목지의 황무지를 포도밭으로 개간하면서 새로운 테루아에 푹 빠지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킴 크로퍼드는 와이카토 지역의 농장 출신으로 땅, 가축, 그리고 가족들의 사랑 속에서 자랐다. 뉴질랜드의 명문대학인 매시 대학교에서 농학을 전공하고, 호주로 유학 갔다. 남호주의 로즈워디 대학교에서 와인학을 전공하면서 와인에 심취하게 됐다.

킴 크로퍼드가 대학을 졸업하고 처음 맡았던 일은 NSW 헌터 밸리의 애로우필드 와이너리, 나파 밸리의 스택스 립 와인 셀라, 그리고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백스버그 에스테이트에서 와인을 양조하면서 에리카를 만났고, 1988년 뉴질랜드로 돌아와 약 10년 동안 쿠퍼스 크릭 와이너리에서 와인 양조를 담당했다.

에리카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케이프타운 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했고, 의학 과학자로 인생을 시작했지만, 그 후 제약회사에서 근무하면서 경영·마케팅을 담당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킴 크로퍼드와 사랑에 빠져서 결혼한 후에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떠나 뉴질랜드에서 정착했다. 1996년 남편의 이름을 딴 킴 크로퍼드 와이너리를 창업하고 9년 동안 성공적인 와인을 위해 노력했으며, 2명의 자녀도 뒀다. 러브블록의 와인 품질은 유기농법으로 포도밭을 철저하게 관리하면서 토양과 포도나무의 자연 생태 환경을 그대로 유지하는 포도밭에 포도나무가 자라야 궁극적으로 최상의 포도로 최고의 와인을 양조할 수 있다고 믿었다. 


즉 유기농 포도 농사, 자연적인 와인 양조는 현대적 양조 과정의 족쇄를 벗기고 자신들이 추구하는 맛과 향을 위해 다양한 연구와 양조 방법을 통해 와인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것은 와인의 품질을 희생하는 것에서 벗어나 와인 맛에 관한 탐구였다.

와인 양조의 교과서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들이 추구하는 생태적인 자연과 포도 품종, 양조 기술을 표현할 수 있는 고품질의 와인을 생산하는 데 도전했다. 그리고 식탁에서 먹는 음식과 와인에는 첨가물, 착색제, 각성제를 제거하면서 점차 진정한 유기농법 포도밭에 푹 빠지게 됐다. 


와인 양조에서도 항상 첨가하는 유황의 양을 줄였고, 와인에 첨가된 유황(전통적인 와인 방부제)을 제거하기 위해 녹차의 추출물 타닌으로 대체하면서 천연 항산화제로 전환했다. 뉴질랜드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에리카와 킴 크로퍼드는 철저한 농부이면서 와인 양조가로 뉴질랜드 와인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고 있다.


필자는 다양한 와인을 시음했다. 그중에서도 티(Tea) 와인이 매우 매력적이었고 인상적이었다. 티 소비뇽 블랑 무황 첨가 지속 가능한 말보로 20222를 소개하면 외관은 녹색과 금색이 섞인 연한 밀짚 색이며 아로마는 레몬, 파인애플, 만다린 향, 모과, 황도, 달콤한 바질, 구스베리, 흰 후추, 미네랄, 허브 향이 올라온다. 마셔보면 상쾌한 신맛 과일 풍미가 올라오고 질감이 좋으며 균형감이 매우 뛰어나다. 음식과 조화는 생선회, 스시, 해산물, 튀김, 삼겹살, 닭고기, 베트남 요리, 산나물 요리 등과 잘 어울린다. 

고재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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