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지난 2월 25일 기준금리를 연 3.00%에서 2.75%로 0.25%p 내렸다.
리치에서 자세히 소개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기준금리를 현재의 3.00% 수준에서 2.75%로 하향 조정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 금통위는 “외환시장의 경계감이 여전하지만, 물가상승률 안정세와 가계부채 둔화 흐름이 지속하는 가운데 성장률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해 경기 하방압력을 완화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금통위에 따르면 세계경제는 미국 관세정책 등의 영향으로 성장의 하방위험이 확대하고 물가경로의 불확실성도 높아졌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그간 크게 확대했던 미 신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우려가 다소 완화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미 달러화 강세 흐름이 일부 되돌려지고 주요국의 장기 국채금리는 하락했다.
금통위는 “앞으로 세계 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미국의 관세정책 추진 상황,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경제 상황과 관련해서는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정치 불확실성 확대, 기상여건 악화 등으로 소비가 부진한 가운데 수출 증가세가 약화했다”며 “고용은 주요 업종의 취업자 수 감소세가 이어지는 등 둔화 흐름을 지속했다”고 짚었다.
이어 “앞으로 국내경제는 경제 심리 위축, 미국의 관세정책 등의 영향으로 내수 회복세와 수출 증가세가 애초 예상보다 낮을 것”이라며 “이에 따라 올해 성장률은 지난 11월 전망치(1.9%)를 큰 폭 밑도는 1.5%로 전망된다”고 했다.
향후 성장경로에 대해서는 “주요국 통상정책과 미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 국내 정치 상황 변화 및 정부의 경기부양책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유가 및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1월중 2.2%로 높아졌지만, 근원물가 상승률(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1.9%로 안정세를 이어갔다.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월 중 2.7%로 소폭 하락했다.
앞으로 물가상승률은 환율이 상방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낮은 수요압력 등의 영향으로 2% 내외의 안정적인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올해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1월 전망(1.9%)에 부합하는 1.9%로 예상됐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 전망치(1.9%)를 소폭 밑도는 1.8%로 내다봤다. 앞으로 물가경로는 환율과 국제유가 움직임, 국내외 경기 흐름, 정부의 물가안정 대책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금통위는 “금융·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국내 정치 불확실성, 미국의 관세정책 및 연준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 변화 등에 영향받으며 높은 변동성을 이어가다 하락했고, 장기 국고채금리는 국내외 금리인하 기대에 주로 영향받아 하락 후 반등했다.
주택 가격은 서울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하락했고 가계대출 증가규모도 둔화 추세를 이어갔다”고 했다.
금통위는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경제는 물가상승률이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낮은 성장세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통위는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가계부채 둔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금리하락 기조로 인한 재확대 가능성과 높은 환율 변동성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통화정책은 대내외 경제정책 및 국내 정치 상황의 변화, 그간의 금리 인하가 물가, 성장 및 금융안정 상황에 미치는 영향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 추가 인하 시기 및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이창용 총재의 일문일답이다.”
Q 금통위원들의 향후 3개월 금리 전망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린다.
A 3개월 앞의 금리 전망에 대해서는 저를 제외한 금통위원 여섯 분 중에서 네 분은 3개월 내에서도 현 2.75% 수준에서 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를 말씀하셨다. 나머지 두 분은 2.75%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도 열어놓아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이렇게 전망한 이유를 말씀드리면 우선 네 분은 대내외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금리의 추가 인하 여력이 빠르게 소진되는 데 대한 우려를 들었다. 그래서 당분간 금리 수준을 유지한 채 여건 변화를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었다.
나머지 두 분은 경기 하방 압력을 고려할 때 앞으로 추가 인하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여건 변화를 보면서 판단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다만 금리 인하 여력에 대한 우려에 따라 추가 인하 시기에 대해서 의견을 달리했지만, 여섯 분 모두 통화정책이 금리 인하 국면에 있으며 향후 데이터를 보면서 인하 시점을 결정해 나가자는 데에 대해서는 공감했다. 이러한 금통위원의 3개월 전망은 항상 경제 조건에 대한 조건부 의견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Q 시장에서는 미국의 경제 상황 때문에 한은이 올해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여력이 줄었다고 보는 견해가 많다. 애초 3~4번에서 이번 인하를 포함해 1~2번 정도로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어떻게 보는가.
A 시장에서 금리를 올해 어느 정도까지 낮출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다양한 견해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2월 금리 인하를 포함해 올해 2~3회 정도 낮추는 것이 대다수 의견인 것 같다. 지금 저희가 1.5% 경제성장률을 전망했다. 저희도 내재적으로 금리정책에 대한 가정을 하는데, 지금 시장에서 생각하는 2월을 포함해 2~3회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저희가 가정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다.
Q 지난 1월 금통위 당시 1460~1470원대던 환율이 이제 1420~1430원대까지 내려왔다. 이 정도 환율은 감내할 만한 수준이라고 보는지 궁금하다.
A 지난 1월보다는 낮아졌지만, 어느 수준이 감내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 지난 1월에는 변동성, 국내의 정치적인 요인과 달러 강세가 맞물려 급등했기 때문에 저희로서는 금리를 한 번 쉬어서 그 변동성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결정했다. 현재 변동성이 상당히 많이 줄어들어서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내부적으로는 판단하고 있다. 지금 변동성은 한 달 전에 비해서는 상당히 완화하고 있다고 내부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Q 수정한 성장률 전망치를 보면 한 차례 금리 인하로는 성장이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로 보인다. 금리 인하 속도를 좀 더 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반면 한쪽에서는 성장은 재정정책이나 이런 쪽으로 좀 더 뒷받침하고 금리는 환율이나 금융안정 상황을 고려해서 현재 수준에서 충분히 장기간 머물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어떻게 보시는가.
A 현재 수준에서 금리 인하를 멈춰야 한다고 생각하는 견해는 많지 않은 것 같다. 저희도 말씀드렸듯이 금리 인하기에 있기 때문에 몇 차례 앞으로 낮출 필요가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많은 공감대가 있다.
현재 저희가 1,5% 성장률을 예측하는 데도 그러한 예상이 조금 전에 말씀드린 대로 반영이 돼 있어 현 수준에서 동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다만 그 시점이 지금 빨리 내릴 거냐, 아니면 상황을 보면서 조절할 거냐라는 것인데 저희는 경기 말고도 그 외의 요소를 보면서 시점을 선택해야 한다는 견해다. 재정정책에 대해서는 현재 저희가 1.5% 경제성장률을 올해 예측하는 데 이미 금리가 어느 정도 하락하는 것을 반영하고 있어 만일 1.5% 이상의 경제성장률이 필요하다면 재정정책과 공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런데 재정정책이 없다고 해서 금리를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더 낮추게 되면 환율이나 물가에 주는 영향이라든지 가계부채 등 우리가 지금까지 소중히 여겨온 금융안정 기조가 위협받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지금 1.5%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Q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첫 금통위다. 한 달여간 트럼프 통상정책이 현실화하는 과정을 보셨을 텐데 여기에 대한 평가와 우리 수출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어떻게 보는지 구체적인 데이터가 가능하다면 함께 포함해서 말씀 부탁드린다.
A 1.5% 성장을 가정한 것은 어느 정도 파악하고 반영했다. 이미 발표된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는 집어넣었다. 이런 모델을 할 때는 우리뿐만 아니라 주요 교역국에 대한 관세 효과를 포함해서 봐야 한다. 모두 발언에 말했듯이 중국에 대한 관세 추가적인 10%는 사실 올해 2분기부터 영향을 줄 거로 1월 생각했는데 실제 당겨졌다. 벌써 1분기부터 영향을 주는 것으로 파악했다.
그 밖의 주요 교역국에 관한 관세는 내년부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했는데 올해 중순 넘어서는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상호관세보다 반도체, 자동차, 철강, 의약품 등이다. 이런 것에 대한 관세가 25% 반영되면 어떻게 될 거냐에 대한 것이다. 그게 아직 발표가 안 됐고, 시행해도 바로 될지, 어느 정도 유예기간을 주고 시행할지 모르기 때문에 우리가 거기에 대한 관세는 확률적으로 일부 반영을 해서 성장률에 반영했다.
Q 추경 관련 질문드리겠다. 지난 통방에서 20조 원 정도 언급했는데 이 정도 규모를 초과하는 추경이 실행된다면 통화정책의 경기 부양 역할이 조정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구체적으로 대규모 추경이 실행되면 금리 인하 경로나 속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 여쭤본다.
A 추경 규모는 현재 1.5% 정도 성장을 예측할 때 한 15조 원에서 20조 원 정도로 하게 되면 성장률을 0.2%p 정도 올리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해서 단순하게 계산하면 1.5%가 1.7% 정도 되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다. 저는 그 이상의 규모로 하는 건 여러 가지 부작용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추경이나 이런 것은 단기적으로 우리가 경제성장률이 떨어졌을 때 보완하는 역할이다. 진통제를 가지고 옛날과 같이 막 뛰게 만드는 효과를 하는 것은 많은 부작용을 일으킨다고 생각한다.
추경은 일시적으로 고통을 완화하는 역할이다. 그렇지만 재정건전성이나 이런 것을 고려할 때 항구적으로 남아 있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 하나는 재정은 올해 늘어나고 내년에는 그보다 더 늘어나지 않으면 재정지출 늘어난 것이 줄어들며 그것이 마이너스 효과로 작동한다. 올해는 많이 하면 성장률을 올려서 좋아 보이지만, 내년에는 그것보다 더 많이 하기 전에는 성장률이 떨어지는 효과가 있다. 더 많이 하려면 우리나라의 장기 재정 건전성에 영향이 있다. 근본적으로 우리 성장률이 낮아진 원인은 구조적으로 해결하고 단기적으로 어렵더라도 이런 구조조정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추경을 하기를 바란다. 그런 면에서 저는 20조 원 이상 규모로 안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Q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중립 금리의 밴드 안으로 좀 들어갔다고 보이는데, 2.75%의 지금 금리가 중립 금리와 갭이 어느 정도인지, 또 추가 인하 여력이 있는지 궁금하다.
A 중립 금리는 어떤 모형이냐에 따라 다르다. 저희가 지금 2.75% 정도면 가지고 있는 중립 금리 모델의 상단에 있거나 아니면 모델에 따라서 약간 상단보다 위쪽에 있거나 그 정도로 보고 있다. 중립 금리의 중간 정도 수준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지금 저희가 금리 인하기에 있다고 말씀드렸다. 인하기에 있는데 얼마나 빨리 인하할지, 얼마 인하할지는 저희가 보고 판단하겠다고 말씀드렸다. 추가 인하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상황을 보고 결정하겠다.
김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