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9 08:50 (목)
오리건 와인의 매력에 빠지다....고재윤 교수의 와인이야기
오리건 와인의 매력에 빠지다....고재윤 교수의 와인이야기
  • 고재윤 교수
  • 승인 2025.03.03 2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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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처리 서밋 와이너리(Archery Summit Winery)

 

세계적인 와인 산지로 유명한 미국 오리건주의 윌라멧 밸리(Willamette Valley)는 가장 큰 도시인 포틀랜드에서 남쪽으로 약 100마일까지 뻗어 있다. 오리건주에서 가장 오래된 와인 생산 지역인 윌라멧 밸리는 오리건주 전체 와인 양조장과 포도원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으며 700개 이상의 와이너리가 있다.

윌라멧 밸리에는 여러 개의 산지 명칭이 있다. 각각 고유한 지리적, 포도 재배적 특징을 보인다. 그중 가장 오래되고 명성이 높은 와인 산지 중의 하나인 던디 힐(Dundee Hills)은 피노 누아 와인의 성지가 됐고, 프랑스 부르고뉴에서 영감받은 독특한 떼루아를 갖고 있다. 

7월의 무더운 여름 아침 더위를 참아가며 찾아간 곳은 아처리 서밋 와이너리(Archery Summit Winery)였다. 2009년 방문했던 아처리 서밋 와이너리는 옛 모습을 거의 찾아볼 수가 없었다.

미국 오리건 대학에서 금융학과 와인학을 전공한 자레드 에반스 지배인이 반갑게 맞이해 주었고, 우리 일행의 와이너리 투어와 시음을 담당해 주었다.


이곳 던디 힐스 포도원의 언덕에 지어진 아처리 서밋 와이너리는 지상 2층, 지하 3층 총 5개 층으로 돼 있다. 고전적인 건축 기술로 아름다운 자연에 둘러싸인 현대적인 건물을 건축해 감탄을 자아냈다.

현대적인 양조 기술을 접목해 포도밭에서 포도를 손 수확해서 작은 용량의 빈에 담겨 수령되고, 엄격하게 수작업으로 분류한 후 최상층에서 줄기를 제거한 다음 한 층씩 아래로 내려가 발효 홀, 숙성 동굴, 병입 구역으로 운반하는 하중 공간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지중해 스타일의 외관 건물로 들어가면 와인 숍과 와인 시음 홀이 있다. 안쪽 깊숙이 암반 지하 동굴이 유혹한다. 특별히 와인을 시음하도록 설계된 지하 공간은 구세계의 미학과 신세계의 철학을 독창적으로 표현한 장소라는 것을 금방 눈치챌 수가 있다.

새로운 테라스 스타일의 테이스팅 하우스에 앉아 윌라멧 밸리의 탁 트인 전망을 감상하면서 싱글 빈야드 피노 누아와 샤르도네 와인을 시음하는 특별한 경험은 좋은 추억이 됐다.


1993년 게리 앤드루스는 아처리 서밋 와이너리를 설립했다. 그는 윌라멧 밸리의 피노 누아 와인에 매료됐고, 특히 던디 힐은 지구상에 가장 명성이 있는 프랑스 부르고뉴 떼루아, 유사한 재배 조건을 갖고 있었기에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는 미국에서 수상 경력에 빛나는 베테랑 와인 양조가인 안드러스에게 와인 양조를 사사하기도 했다. 그리고 수년에 걸쳐 인상적인 포도원 가족으로부터 포도원을 구매한 결과, 5개의 자체 포도원과 4개의 특별한 포도 재배 지역에서 3개의 포도밭을 소유하게 됐다.


아처리 서밋 와이너리는 오리건 AVA에서 던디 힐(Dundee Hills : 최초의 상업용 와인을 생산한 곳이며 피노누아 와인 생산지로 유명하다. 상 중앙에 포도밭을 소유), 에올라-아미티 힐스(Eola-Amity Hills: 해안 풍이 거세고, 독특한 와인을 생산하는 곳이며 샤르도네 와인 생산지로 유명, Seven Springs Vineyard 옆에 포도밭을 소유), 얌힐 칼톤(Yamhill-Carlton: 태평양과 해안산맥의 비그림자로 남쪽 포도원보다 일찍 익어 산도가 낮고 풍미가 풍부한 와인 생산지로 유명, 가장 좋은 포도밭을 소유), 리본 릿지(Ribbon Ridge: 체할렘 산맥의 좁은 계곡의 특별하고 매력적인 기후로 개성이 강한 피노누아 와인 생산지로 유명, 좌측 포도밭 소유) 등에서 재배한 포도로 와인을 양조하고 있다. 


프랑스 부르고뉴, 루아르 등에서 와인 양조 경험으로 30년간 독창적인 오리건 아처리 서밋 와인의 양조를 책임지는 이안 버치는 소비자가 선호하는 와인, 떼루아를 잘 반영해 개성 있는 와인을 만들고 있다.

“우리는 이곳에서 프랑스 부르고뉴 와인을 만들지 않으며 윌라멧 밸리의 독특하고 고유한 목소리를 와인에 불어넣어 만듭니다”라고 와인 수석 메이커 이안 버치가 우리 일행에게 말했다.


필자는 5개의 와인을 시음했다. 그중 화이트와인, 던디 힐스 에스테이트 샤르도네 2022(Dundee Hills Estate Chardonnay 2022)와 레드와인, 서밋 피노누아 2022(Summit Pinot Noir 2022)가 인상 깊었다.

서밋 피노누아 2022는 던디 힐에서 수확한 피노누아로 만든 레드 와인이다. 체리 컬러의 아름다운 색상, 아로마는 야생 허브, 담배, 말린 베리, 체리, 초콜릿, 바닐라 향이 올라온다.

마셔보면 붉은 과실 풍미가 풍부하게 느낀다. 타닌의 소박성과 현무암의 미네랄이 나타나면서 활기찬 산미와 균형감이 특별하며 긴 여운이 매혹적이다. 음식과 와인의 조화는 쇠고기 안심스테이크, 로스트비프, 구운 문어 요리, 오리구이. 불고기, 육전, 파스타 등과 잘 어울린다. 


던디 힐스 에스테이트 샤르도네 202는 윌라멧 밸리의 대표적인 샤르도네 화이트와인이다. 연한 황금색 컬러, 아로마는 넥타린, 말린 무화과, 야생화 꿀, 레몬, 복숭아, 배, 감귤 향이 나타난다. 마셔보면 우아하고 질감이 좋다.

디테일을 강조하는 유자, 파파야, 청사과 풍미가 부싯돌 현무암의 미네랄과 어울려 균형감이 있고, 활기찬 산미가 매우 매력적이다. 음식과 와인의 조화는 생선회, 해물 요리, 시저 샐러드, 연어 스테이크, 조개구이 등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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