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윤석모 리서치센터장과 크립토보안전문가 정원채 팀장을 통해 2025년 국내외 주식 시장과
9만5000달러를 기록하는 대표적인 암호화폐 비트코인의 전망에 대해서 알아본다.
Q. 올해 국내 주식 시장 전망은 어떻게 보는가.
A. 국내 증시는 반도체, 자동차, 조선·기계 등 수출 업종 비중이 높기 때문에 달러 강세 환경에서는 이익 모멘텀 및 주가 수익률이 양호할 수 있다. 또 지난 8년간 한국인과 한국 기업들이 해외 직간접 투자를 단행해 왔기 때문에 미국 예외주의 환경에 대비도 어느 정도는 되어 있는 상태다. 대중 규제가 한국 수출 기업에 호재로 작용하는 사례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재선을 고려해야 했던 트럼프 1기를 통해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나는 정책이 트럼프 2.0 시대에 발표되면 증시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Q. 미국 주식 시장 전망은 어떻게 보는가
A. 1기 때보다 더욱 강화된 트럼프의 자국우선주의 정책과 보호무역주의 기조는 글로벌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높이는 한편, 미국 주식의 상대 우위를 지속하는 요인이다. 트럼프의 기조가 달러 강세를 계속 자극한다는 점(비록 트럼프가 달러 약세를 유도할지라도)도 미국 예외주의를 심화하고 있다. 트럼프발 이벤트 발생 시마다 나라별로 위험 강도와 대응 여력(재정·통화 정책 등)에 따라 성과는 차별화될 것이며 이와 관련한 수혜·피해주 찾기가 반복되는 장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
Q. 국내외 유망 종목을 꼽는다면.
A. 해외에서는 올해도 인공지능(AI) 테마가 유효하다. 실적 성장성은 물론 AI를 주도하는 빅테크들의 투자가 계속되고 있고, 산업스토리가 자율주행, 휴머노이드로 확장되고 있어 올해 관련 모멘텀은 유효한다고 본다. 이와 함께 트럼프 2기에 따라 적극적인 규제 완화가 기대되는 자율주행, 가상자산, 금융 등의 업종 긍정적이다. 미국 제조업 강화 기조에 따라 건설·기계 등의 업종도 유망하다. 엔비디아, 브로드컴, 테슬라, 알파벳, 아마존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A. 국내 증시에서도 AI 밸류체인 기업의 수혜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와 전력 생산 관련 기업 등이 이에 해당한다. 화석 연료 생산 증가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면 유틸리티 업종과 항공 업종의 수혜가 예상된다. 미국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선정되는 (중국) 기업과 경쟁 관계에 있는 기업도 수혜가 전망된다. 유망종목으로 HD현대중공업, 알테오젠, 크래프톤, HD현대일렉트릭, 삼양식품을 꼽을 수 있다.
Q.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비트코인을 국가의 전략자산으로 삼겠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비트코인의 전망은?
A.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비트코인과 가상자산에 대한 여러 가지 친화적인 정책과 발언을 했다. 만약 미국을 가상자산의 수도로 만들겠다는 선언과 비트코인의 전략적 국가 비축자산을 지정하겠다는 견해를 이행한다면 미국 정부가 현재 보유하거나 앞으로 취득할 비트코인을 전량 보유해 비트코인의 가격은 긍정적일 것이다.
또 트럼프 행정부가 비트코인 현물 ETF 확대와 암호화폐 규제 완화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고, 비트코인 채굴에 대한 환경 규제를 완화해 비트코인 채굴업체들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가능성이 있다. 이 또한 비트코인의 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트럼프는 재선 3일 전 트럼프 코인을 출시했다. 트럼프 코인은 큰 관심을 받으며 시가총액 150억 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멜라니아 코인 등 유사한 밈코인이 계속해서 출시되면서 트럼프 코인의 가격은 급락했다. 트럼프가 공식적으로 만든 트럼프 코인이 급락한다면 수많은 피해자를 만들어 내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수행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Q. 서유석 한국금융투자협회장이 최근 가상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한 ETF 출시를 금융당국에 지속해서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어떻게 될 것 같은가.
A. 금융당국은 금융시장 안정성과 투자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기 때문에 금융투자협회의 의견이 항상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금융투자업계의 대표 목소리를 내기 때문에 금융당국의 정책 결정에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월 블랙록은 비트코인 현물 ETF를 SEC에서 승인을 받았다. 최근에는 브라질 증권 규제 기관인 CVM에서 리플 현물 ETF를 공식으로 승인했다. 국외에서는 가상자산 현물 ETF가 계속해서 승인되고 있다. 한국에서만 ETF를 불허한다면 해외 증권 시장으로 자금을 이전할 가능성이 생긴다. 가상자산은 개인이 소유하기엔 공부가 필요하고, 해킹의 위험으로부터 개인키를 보호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에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싶은 개인 투자자들은 가상자산 ETF를 찾을 가능성이 있다. 한국에서 가상자산 ETF가 허용된다면 국내 금융기관들의 경쟁력이 강화되고, 투자자들의 가상자산 보호가 강화될 것이다. 하지만 ETF가 허용되지 않으면 투자자들은 해외로 자금을 옮기거나 거래소에서 가상자산을 구매해야 하므로 국내 거래소에서의 가상자산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과 본인이 직접 가상자산을 관리해야 하므로 자산 보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Q. 비트코인 투자, 지금도 늦지 않았는지, 아니면 좀 더 지켜봐야 하는지.
A. 예전과 같은 높은 수익률을 기대한다면 늦었다고 본다. 비트코인을 반감기 전 가격과 반감기 1년 후로 가격을 비교했을 때 2016년 있었던 반감기 사이클은 2976% 상승했고, 2020년 있었던 반감기 사이클에서는 692%가 상승했다. 반감기가 진행될수록 상승률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4월 20일, 4차 반감기가 있었다. 지금까지 패턴으로는 반감기 이후에 강세장이 나타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사이클 패턴으로 봤을 때는 조금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올해 2월 21일 바이비트에서 약 2조 원대의 가상자산이 해킹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 사건으로 9만8000달러 선에서 9만5000달러선까지 가격이 하락했다. 이렇듯 단기적으로는 갑작스러운 악재로 가격이 급락할 수 있다. 비트코인을 장기적으로 본다면 우상향하는 자산이 맞지만, 단기적으로는 급등락이 매우 심하므로 조심스럽게 투자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정리: 최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