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오리건에서 가장 오래된 와인 지역인 윌라멧 밸리는 오리건주 전체 와이너리와 포도밭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으며 700개 이상의 와이너리가 있다. 프랑스 부르고뉴의 자연환경인 떼루아가 아주 비슷해 세계 최고의 피노누아 와인생산지역이면서 미국의 부르고뉴로 잘 알려져 있다. 서쪽으로는 코스트산맥, 동쪽으로는 캐스케이드산맥으로 둘러싸여 있는 이곳 와인 산지는 샤르도네 화이트 와인, 피노누아 레드 와인의 성지다.
필자는 2009년과 2011년 아주 작은 규모의 가족 와이너리였던 스톨러 패밀리 에스테이터(Stoller Family Estate)를 방문했을 때 앞으로 기대되는 유망한 와이너리로 설명 듣고 한국에 돌아와서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다. 2024년 7월 재방문했을 때 대규모의 농장 부지에 레스토랑, 양조장, 카페 등 현대적인 감각의 건물, 언덕 위의 포도밭 등의 천지개벽한 모습에서 깜짝 놀랐다.
사실 아침에 스톨러 패밀리 에스테이터를 방문한다고 했을 때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자동차를 타고 오전 10시 30분에 도착했을 때 주말이라 와이너리 카페에 많은 방문객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어서 잘못 찾아온 것으로 착각했다.
우리 일행은 특별히 사전 예약으로 별도의 와인 투어 프로그램, 와인 시음, 그리고 별도의 레스토랑 룸에서 오리건 전통 음식과 와인 페어링을 즐길 수가 있었다.
스톨러 패밀리 에스테이터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1943년 스톨러 가족은 불모지인 이곳에 땅을 구매하고, 가축을 키우면서 살아왔다. 50년 후인 1993년 와이너리를 설립했다.
가족들이 살던 주택을 개조하면서 와인 양조시설을 갖추고 포도밭을 일구었다. 지난 30년 동안 스톨러 가족은 400에이커 토지를 오리건 던디 힐스에서 매년 변모시키면서 와인 산업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스톨러 가족은 포도나무 가지치기부터 양조, 와인 병입까지 모든 과정을 관리하면서 고품질의 와인생산에 몰두했다. 그 결과, 와이너리는 국제 와인 품병회에서 수많은 상을 받으면서 명성을 얻었다.
스톨리 가족이 처음 시작한 농장은 와이너리로 변했지만, 가족들이 추구했던 가훈은 변함없이 지켜졌다. 어려운 환경에서 개척 정신과 진심 어린 헌신적인 정신이었다.
스톨리 가족은 조상들이 물려준 소중한 유산을 지속해서 확장하고 성장시키면서 다양한 친화적인 농법을 개발해 후대까지 물려주고, 해를 거듭할수록 성장하고 번창하는 데 목표를 두었다.
즉, 스톨리 가족의 꿈은 200년 동안 지속할 수 있는 와인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가장 먼저 포도밭을 돌보고 자손 대대로 함께하는 친환경적인 농법을 사용해 와이너리를 키워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이렇게 어렵고 힘든 노력의 결과로 스톨러 와이너리는 세계 최초로 지속 가능한 자연환경 친화적인 인증을 받았다.
스톨러 패밀리 에스테이터는 2016년, 2018년, 2019년, 2020년, 2021년, 2022년, 2023년 USA Today 10 Best Tasting Rooms Reader’s Choice 여론 조사에서 랭크됐고, Portland Business Journal에서 8년 연속 Oregon’s Most Admired Winery로 선정됐다. 특히 The Oregonian에서 2023년 Top Work Places 수상자로 알려지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스톨러 패밀리 에스테이터의 포도밭은 남쪽을 향하고 있다. 포도나무의 간격이 좁은 포도밭은 던디 힐즈를 특성을 잘 반영해주는 비옥하고 배수가 잘되는 붉은 토양이다.
스톨러 패밀리 에스테이터의 포도밭은 109개의 세심하게 경작된 구역으로 구분했으며 10종류의 포도 품종(피노 누아·샤르도네·시라·템프라니뇨·리슬링·피노블랑·가메·알리고떼·비오니에·피노무니예)을 심었다.
스톨러 패밀리 에스테이터에서 유명한 와인은 피노 누아, 샤르도네로 만든 것으로 음식과 페어링에 초점을 맞추었다.
스톨러 패밀리 에스테이터에는 음식과 와인 페어링을 위한 레스토랑이 있다. 풍미와 질감을 강조하는 와인에 친밀한 요리 경험을 할 수 있게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수석 셰프 베카 리차즈가 이끄는 조리팀은 오리건 현지 농장과 지역 재배자로부터 공급받은 제철의 신선한 재료로 미식의 가치를 추구하는 최적화된 5코스 메뉴로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미식의 행복을 준다.
특히, 각 음식 코스별로 제공되는 와인과 더불어 소믈리에의 재미나는 설명을 들으면서 먹었던 점심은 가장 희귀하고 차별화된 경험이었다.
필자는 음식과 함께 5개의 와인을 시음했다. 그중에 화이트 와인, 스톨러 리저브 샤르도네 2022와 레드와인, 레거시 루스 피노 누아 2021이 인상 깊었다. 스톨러 리저브 샤르도네 2022는 연한 황금색을 띤다.
아로마는 레몬, 생강, 브리오슈, 청사과, 멜론 등을 나타낸다. 마셔보면 풍부하고 미묘한 산도, 배, 멜론, 밝은 감귤의 풍미가 확 느끼면서 균형감이 잡힌 맛에 미네랄이 더욱 풍성하게 해준다.
마신 후에도 오랫동안 지속하는 여운이 감동적이다. 이날 제공된 대구요리에 궁합이 매력적이었다. 음식과 와인의 조화는 생선회, 스시, 해물 요리, 파스타 등을 추천한다.
레거시 루스 피노 누아 2021은 스톨러 패밀리 에스테이터의 높은 고지대의 포도밭에서 수령이 가장 오래된 포도나무에서 손 수확해서 만든 와인이다.
포도나무의 나이와 해발 고도의 독특한 조합은 놀라운 농도와 복잡성의 와인을 만들었다. 아름다운 체리 색을 띤다. 아로마는 검은 체리, 익은 자두, 레드커런트, 바닐라, 초콜릿 등의 향이 올라온다. 아주 우아한 붉은 흙 향도 있다. 마셔보면 풍부한 질감, 우아한 기풍의 검은 과일 풍미, 기분 좋은 타닌,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산도, 철분 맛을 내는 미네랄 등이 입안에서 감치면서 균형감이 탁월하다.
이날 제공된 로스트비프와 최고의 궁합을 선사했다. 음식과 와인의 조화는 로스트비프, 쇠고기 안심스테이크, 갈비찜, 오리구이 등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