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9 08:50 (목)
X세대, 자녀·부모 부양에 노후 준비 무방비....우리금융그룹
X세대, 자녀·부모 부양에 노후 준비 무방비....우리금융그룹
  • 최상훈 기자
  • 승인 2025.01.17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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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우리금융 트렌트 보고서’

 

우리금융그룹이 MZ세대와 베이비부머세대에 낀 X세대(1970년대생)를 주목한 
‘2024 우리금융 트렌트 보고서’를 내놨다. 리치에서 자세히 소개한다.


X세대(1970년대생) 절반 이상이 노후 준비를 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금융그룹이 2024년 8~9월 전국 만 20~69세 1만 명을 대상으로 X세대의 특징과 금융 생활을 조사한 ‘2024 우리금융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노후 준비를 하는 X세대는 39.3%였다. 부모와 자녀에 대한 부양 부담 때문으로 분석됐다.


X세대는 1970~1980년대 사회적·경제적 변화 속에서 성장해 당시 기성세대와는 다른 가치관과 정체성을 가진 젊은 세대다. ‘X’라는 이름은 이 세대를 기존의 틀로 정의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붙여졌다. 기존 세대와 달리 그들의 가치관과 행동 방식은 뚜렷하게 차별화됐으며 전통적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개성과 문화를 창조해 트렌드를 이끈 첫 세대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이들은 대한민국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는 핵심 세대로 자리하고 있지만, 코앞으로 다가온 초고령화 사회 진입에 시선은 시니어에 집중되고, 현 트렌드를 이끄는 MZ세대에게 관심이 쏠리면서 존재감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이번 보고서는 ▲X세대의 경제력 ▲X세대의 일상 ▲X세대의 미래준비 등 세 가지 주제로 구성됐다. 

가장 많이 벌고 많이 쓰는 세대

2024년 기준 45~54세인 X세대는 경력과 전문성을 높게 쌓으면서 근로소득이 고점에 도달한 세대다. X세대의 월평균 총소득은 624만 원으로 가장 높았다. M세대와 베이비부머세대보다 100만 원 이상 많았다. 높은 소득은 지출 패턴에도 반영됐는데 특히 식비와 통신비, 교통비 등 가계 생활에 필요한 고정 소비액이 다른 세대보다 많았다.

X세대는 매달 289만 원을 소비했는데, 이는 M세대보다 70만 원, 베이비부머 세대보다 49만 원 많은 수준이다. 소비뿐만 아니라 저축·투자, 부채상환에도 X세대가 가장 많은 금액을 지출했다.

이는 다른 세대보다 많이 벌지만, 그만큼 많이 쓰며 여유로운 생활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X세대 절반 이상은 매달 고정적으로 지출하는 금액이 부담스럽다고 느꼈다. 지출을 감당하기에는 현재 소득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결과는 X세대가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음에도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소비, 저축, 투자 사이에서 균형을 찾기 어려운 현실을 반영한다.


X세대 90%는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2024년에도 소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했다. 가장 두드러진 절약 방법은 배달 음식·외식 횟수를 줄여 식비 지출을 줄이는 것이었다. 최저가·할인 상품을 찾아 구매하거나 할인 혜택이 있는 카드를 활용하는 등의 가성비 소비에 집중했다. 이외에 커피·디저트 지출을 줄이는 한편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알뜰폰이나 저가 요금제로 바꿔 교통비, 통신비를 아끼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했다. 월 소득이 낮은 X세대 가구일수록 더 적극적으로 절약하고자 노력했다.


X세대는 소비를 줄이는 노력과 함께 소득을 늘리려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찾고 있었다. 추가 소득을 마련하기 위해 행동한 X세대는 70%에 달했다. 이들은 광고를 보거나 특정 미션을 수행하면 포인트를 적립해 주는 앱테크 활동으로 한 푼이라도 더 모으고자 했고, 금융투자로 수익 창출, 부업·아르바이트 등을 통한 추가 소득을 확보했다. 특히 월 소득이 높은 X세대는 주식, 채권, 가상화폐 등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해 이익을 얻으려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반면 월 소득이 낮은 X세대는 부업·아르바이트, 이직·재취업 등을 통해 근로소득을 높이려고 노력했다.

금융·투자상품 활용, 공격적 투자 시도

세대별로 가계가 보유한 총자산 규모는 Z세대가 M세대로 넘어가며 3배 이상 늘어 4억5000만 원 규모가 됐고, M세대를 지나며 2억 원 이상 증가해 X세대 가구는 총 6억8000만 원을 보유했다. X세대 이후에도 자산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이전 세대 대비 상승 폭은 다소 미진했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혼인·출생 통계 결과에 따르면 평균 30대 초반에 결혼과 첫 자녀 출산을 하게 되는데, 이를 고려할 때 M세대의 급격한 가계 자산 증가는 결혼으로 두 가구가 합쳐진 영향으로 보인다.

반면 X세대는 높은 경제력보다 지출 부담이 커 가계 자산을 늘리는 데 충분한 여력을 쏟지 못해 자산 증가 폭이 다소 둔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금융상품 운용을 보면 모든 세대는 예적금을 기반으로 한 저축상품을 가장 많이 보유했다.

여기에 주식, 펀드 등 투자상품 운용을 병행했다. 모든 세대에서 주식 투자율이 절반을 넘었다. 특히 M세대(63.8%), X세대(60.8%)의 비율이 더 높았다. X세대는 저축, 연금 등의 저축성보험과 펀드 보유율이 모든 세대 중 가장 높아 보다 다양한 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금융자산을 운용하고 있었다.


다양한 상품에 대한 투자·운용으로 축적한 금융자산은 X세대에 들어서며 1억 원을 넘었다.

금융자산 구성을 보면 모든 세대는 저축상품에 가장 많은 자산을 예치했고, 금융투자, 저축성보험 순으로 자산을 분산 운용했다. X세대 역시 금융자산의 절반 이상을 저축상품에 예치하고 있지만, 다른 세대보다 비중이 가장 적었다. 대신 투자상품과 저축성보험에 예치한 비중이 높았다.

모든 세대에서 비록 소규모지만, 가상화폐를 보유했다. 젊은 세대일수록 보유율이 높았는데, 이는 이들 세대가 새로운 투자 영역에 대한 호기심과 혁신적인 금융상품을 직접 경험해보고자 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이러한 태도는 이들 세대의 진취적이고 모험적인 투자 성향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했다.


운용 상품에 따른 금융자산 예치 비중을 보면 모든 세대의 10명 중 6~7명은 예적금, 청약 등 안정형 상품과 주식, 펀드, 가상화폐 등 투자상품을 함께 운용했다.

특히 M세대와 X세대에서 두 상품을 함께 운용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반면 Z세대나 베이비부머세대는 안정형 상품만 운용하는 비율이 좀 더 높았다. 안정형 상품과 투자상품을 함께 운용하는 경우 상품별 자산 예치 비중은 세대별로 차이를 보였다.

Z세대와 M세대는 금융 자산의 20% 정도만 투자상품에 활용하고 나머지는 안정형 상품에 예치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X세대부터는 금융자산의 60% 이상을 투자상품에 예치하는 비율이 크게 늘었다.

이러한 결과는 X세대가 상대적으로 더 높은 투자 위험을 감수할 의향이 있으며 높은 수익을 위해 더 적극적인 투자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자산 증식을 위한 투자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위한 투자 자본금을 마련하는 데도 X세대가 다른 세대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모든 세대에서 20% 이상이 대출받아 투자하는 레버리지 투자를 경험했다.

이 가운데 X세대에서 27.1%로 가장 높았다. X세대는 대출로 마련한 자금을 주로 주식에 투자했다. 부동산과 가상화폐 등 다양한 투자 영역에 활용했다.

레버리지 투자 경험과 관계없이 X세대는 여유 자금이 생기면 우선 부채를 상환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다. 그럼에도 레버리지 투자 경험자 70% 이상은 자산을 늘리기 위해 리스크가 있는 고위험 자산에 투자하는 것에 동의했다. 유망한 투자 기회가 있다면 대출을 통한 투자를 고려하겠다고 답해 레버리지 투자 비경험자에 비해 더욱 적극적인 투자 태도를 보여줬다.


보고서는 “이러한 결과는 X세대가 투자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대출을 통한 자금 조달에 대한 인식이 우호적임을 확인시켜 주었다”며 “또 새로운 투자 기회를 모색하고 재정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했다.

내 집 있어도 부동산 관심↑

세대에 따른 자산 변화는 부동산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Z세대의 주택 보유율은 15%에 불과했지만, M세대로 넘어가면서 주택 보유율과 부동산 자산이 3배 이상 늘었다. 이러한 증가세는 X세대까지 이어졌다.

X세대의 주택 보유율은 M세대보다 20%p 이상 높은 75%에 달했다. 다주택자 비율도 M세대보다 10%p 가량 늘어나면서 X세대 10명 중 2명은 주택을 2채 이상 보유했다. 주택 수가 늘어난 X세대의 부동산 자산 규모는 5억 원을 넘어섰다.


모든 세대의 10명 중 3~4명은 자산을 늘리기 위해 부동산 투자는 필수라고 생각했는데, 특히 X세대, M세대에서 이러한 인식이 두드러졌다. 거주하는 주택 외의 부동산을 보유한 X세대 중 절반 이상이 매매차익·임대소득 목적이었고, 그 비율이 가장 높았다. X세대가 자산 축적과 소득원 확보를 위한 자산 관리 방안으로 부동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또 모든 세대의 10명 중 절반 이상이 향후 부동산 구매에 관심을 보였다. X세대는 본인 거주보다 매매차익·임대소득을 얻기 위해 부동산을 구매하고 싶다는 응답이 가장 높아 앞으로 자산 증식을 위한 투자 수단으로 부동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엿보였다. 반면 주택 보유율이 낮은 MZ세대는 내 집 마련을 위한 부동산 구매에 관심이 컸다. 베이비부머 세대 중 일부는 자녀에게 상속하거나 증여하기 위해 부동산 구매를 고려했다. 


X세대는 현재 보유한 부동산 자산이 많을수록 부동산 구매에 더 큰 관심을 보였다. 특히 5억 원 이상의 부동산을 보유한 X세대의 부동산 구매 의향은 70%를 넘었다. 부동산 자산이 적으면 본인 거주를 위해 부동산 자산이 많을수록 매매차익·임대소득을 위해 부동산을 구매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다.


X세대는 부동산 구매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고려했다. 대부분 일반 매매가 중심이었지만, 매매차익·임대소득을 노리는 투자 목적일 때 시세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경매에 큰 관심을 보였다. 거주 목적은 무주택자에게 유리한 청약을 고려하는 비율이 높았다. 부동산 구매에 관심이 있는 X세대는 최종적으로 임대소득을 받을 수 있는 투자용 부동산에 대한 욕구가 강했다. 이 외에도 상승 가치가 있는 똘똘한 집 한 채를 원하면서도 가능한 한 많은 부동산을 원했다. 

샌드위치 세대의 ‘삼중고’

M세대의 28.4%, X세대의 39.3%, 베이비부머세대의 52.7%가 현재 노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은퇴 시기가 다가와야 다급히 노후 대비를 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 비율은 낮았다. 보고서는 “X세대의 10명 중 6명은 아직 노후 준비를 하지 못했는데, 정년까지 10~20년 남은 상황에서 대비를 서두를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X세대 대부분(85.3%)은 자녀나 부모를 경제적으로 지원하고 있었다. 그 중 절반 이상은 부모와 자녀를 동시에 부양하고 있었다. 부모 부양, 자녀 양육으로 어느 세대보다 가족 부양 부담이 큰 X세대는 자신의 노후 준비는 뒷전으로 밀리며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었다.


M세대의 56.3%는 자녀가 학업을 마칠 때까지만 경제적인 지원을 할 생각이지만, X세대와 베이비부머세대 다수는 그 이후에도 자녀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었다. X세대는 자녀가 취업하거나 취업 후 소득이 어느 정도 올랐을 때까지 도움을 주고자 했고, 연령이 더 높은 베이비부머세대는 자녀가 결혼한 후나 그 이후까지도 지원을 고려했다. 미성년 자녀에게 용돈으로 월평균 19만 원을 주었지만, 대학생이 되면 53만 원으로 늘어나 자녀가 성장할수록 지원 금액이 커졌다. 학업을 마친 성인 자녀에게도 월 40만 원씩 생활비를 지원하고 있어 앞으로 자녀 지원 부담은 여전할 것으로 분석됐다.


모든 세대의 10명 중 7명 이상은 부모에게 생활비·용돈을 정기적으로 지원하고 있는데 그 중 X세대 비율(78.9%)이 가장 높았다. 부모의 연령대가 높아지는 베이비부머세대로 갈수록 간병·의료비 지원이 많아지고 취미·운동·여행자금 지원은 줄었다. 앞으로 경제력이 약화하고 부모의 건강이 더 악화하면 자녀는 물론 부모 부양 부담도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우리금융지주가 발간하는 첫 번째 금융트렌드 보고서로 X세대를 비롯한 전 세대가 서로를 공감하고 미래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우리금융그룹은 ‘우리 마음속 첫 번째 금융’이 되어 고객님께 유익한 정보를 드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리: 최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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